얼마전 우연히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알 스튜어트가 1978년에 발표한 여덟 번째 앨범 Time Passages 독일 LP를 구했다. 이 앨범은 전인권이 번안해서 부른 <사랑한 후에>의 원곡 The Palace of Versailles (베르사유 궁전)이 수록되어 있어서 국내에서 더 유명해졌다.
앨범 아트는 힙노시스가 디자인 했으며 프로듀싱은 그 유명한 알란 파슨스가 맡았다.
사실 미국 LP를 소장하고 있었는데 독일 LP가 게이트 폴드(펼쳐지는 앨범 재킷)라는 것을 알고 구입했다. (미국 LP는 싱글 재킷이다.) 게이트 폴드 안에는 그냥 가사로 되어 있어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미국은 아리스타 레코드에서 발매했고, 독일은 RCA에서 발매되어 음질도 궁금했다. 재킷은 독일반이 미국반에 비해서 좀 더 진하다.
음질을 비교해보니 부드러우면서도 섬세한 독일 특유의 음질이 내 마음속을 녹였다. 반면 미국반은 뻗어나가는 호방한 음질이다. 아무튼 또 하나의 재미있는 체험이었다.

그리고,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발견했다. 알 스튜어트의 Time Passages 독일 LP 뒷면에는 The Palace of Versailles이 윌리암 버드의 The Earl of Salisbury (슐츠베리 백작)에 기반했다고 적혀있다. 윌리암 버드는 16세기 영국의 르네상스 시대 클래식 작곡가다. 반면 미국반에는 그 내용이 없다.
The Earl of Salisbury를 멋진 기타 연주로 발표한 아티스트가 있는데 바로 영국 포크 그룹 팬탱글의 기타리스트로도 활동한 존 렌본이다.
이 곡은 존 렌본이 1968년에 발표한 세 번째 앨범 Sir John Alot of Merrie Englandes Musyk Thyng and ye Grene Knyghte의 첫 번째 넘버로 수록했다.(앨범 제목이 엄청 길다.)
그러니까 엄밀히 따지면 전인권의 <사랑한 후에>는 르네상스 시대 만들어진 클래식을 기반으로 번안한 것이 된 것이다.

Al Stewart – The Palace of Versailles

John Renbourn – The Earl of Salisbury

Al Stewart – Time Passages 독일 LP

LP 뒷면에 The Palace of Versailles이 윌리암 버드의 The Earl of Salisbury (슐츠베리 백작)에 기반했다고 적혀있다.

John Renbourn – Sir John Alot of Merrie Englandes Musyk Thyng and ye Grene Knyghte LP (미국반)